보통의 존재 (10주년 기념 특별판)
지난 번에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을 무척 재미있게 읽어서 이석원님의 대표작 <보통의 존재>도 찾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때마침 <보통의 존재> 10주년 에디션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어서이기도 했다.책이 주는 느낌은 여러모로 나와 ‘코드’가 잘 맞는 감성글 같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이토록 베스트셀러가 된 걸 보면 이 책 자체가 대다수의 ‘보통의 존재’에게 맞는 주파수를 가진 글이 아닐까 싶었다. 정작 책의 저자는 어찌 보면 보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듯 하다는 게 조금 아이러니한 지점이기는 한데...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쓰는 글들은 이상하게 보통의 마음을 울린다. 사랑에 대한 단상과 꿈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고민, 그리고 생에 대한 고뇌가 느껴지는 글들이었다.하지만 역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사랑 글들이었다. 저자는 아무리 좋아했던 사람이라도 3개월이 지나면 더 이상 가슴이 뛰지 않는다며 사랑의 유효기간이 있는것 같다고 말한다. 나중에는 아예 사랑을 오랜 기간 인위적으로 지속시켜 주는 ‘사랑의 묘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했다. 그런 묘약이 존재한다면 아마 소설에서처럼 사랑 초기의 설렘이나 정열을 지속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런 비정상적인 감정 상태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게 꼭 좋은 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누가 그러는데 사람을 볼 때마다 몇 년이고 심장이 뛰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심장병(?)’이라던데... 그렇다면 사실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을 이어주는 건 연애 초기의 설렘이 아니라 그 자리를 대신하는 믿음이나 친밀감 같은 게 아닐까? 그런데 또 그런 감정까지가 진정한 사랑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사랑의 정의 자체가 저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알아볼 수 있는 ‘연애유형검사’ 같은 것도 있는데, 나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타오르는 우정과 같은 사랑인 스토르게 유형이 높게 나온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저자는 에로스형 연애를 추구하는게 아닌가 감히 추측해본다.)아무쪼록 인생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보통의 존재>였다. 곁에 두고 오래 오래 읽게 될 책 같았다....고양이도 해주는 위로를, 왜 사람은 못해주는 걸까. (49).어쩌면 내 부모라서, 형제라서 누구보다 귀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 당연한 숙명과 본능의 이유를 알아내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내 해답을 알 수 없는 오랜 물음을 던진 끝에 어느 날, 내가 그토록 달아나고 싶고 회의하던 것들로부터 나와 내 삶이 이루어져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인 순간, 나의 모든 아쉬움들은 그제야 비로소 위대한 유산이 될 수 있었습니다. (99).나는 여태껏 몇 명의 사람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왔나. 그 말을 해주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으며 지금은 또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가. 왜 어른들은 일생에 여러 번의 사랑이 있을 거라고 가르쳐주지 않았나. (144).그때가 되면 마지막 몸부림도 쳐보고 온몸으로 거부도 해보지만 결코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확인이다. 자신을 안다는 것. 그 잔인한 일 말이다. (189).누군가의 필요의 일부가 되는 것. 그러다가 경험의 일부가 되는 것. 나중에는 결론의 일부가 되는 것. (270, ‘연애란?’).헤어지는 게 잘하는 것인지는 헤어져봐야 안다. 그게 문제다. (301)
2009년 출간, 10년간 베스트셀러‘보통의 존재’ 10주년 기념 특별판 출간 2009년 출간 이후부터 현재까지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석원 작가의 산문집 보통의 존재 가 출간 10주년을 맞아 특별판을 선보인다. 이번 보통의 존재 10주년 기념 특별판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곁에 두고 펼쳐 보기 좋은 페이퍼백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출간 10년의 소회를 담은 ‘작가의 말’을 덧붙였으며, 작가가 시대의 흐름을 담아 지난 10년간 수정해온 모든 내용이 망라된 완결판이기도 하다. 본문에는 작가가 일상에서 포착하고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새롭게 수록하였다.마치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보듯 정밀하게 잡아낸 보통 사람의 내면과 일상의 풍경이 가득한 보통의 존재 . 이번 특별판은 지난 10년간 이 책을 사랑해온 독자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되는 동시에 작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의 진한 여운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장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으면서
아름다운 것
나는 오늘도 느리게 달린다
사생활
꿈
이어달리기
산책
위로
첫째 매형 김연기
친구
여행보다 긴 여운
거대한 향수
옛길
박쥐
세상 밖의 두 표류자
해파리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간절함
고통이 나에게 준 것
오해
위대한 유산
UFO
이별 뒤의 사랑
연애의 풍경
세잔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해바라기
크리스마스
오, 나의 음식들아
눈이 큰아이
내시경
말과 선언
2장
구원
여행의 시작
어느 오후
진정한 친구를 가리는 법
이사
사랑했던 사람
함께 산다는 것 - 부모와 자식 사이
어느 보통의 존재
진실
현장 고발 치터스
희망
죽음에 관한 상상
앓는 이를 빼는 법
친구가 없어요
엄마가 말을 걸면 왜 화부터 날까
상처
두 사람
공격과 수비
고독
친구가 해줄 수 있는 것
목, 1박 2일
함께 산다는 것 - 결혼 이야기
조카이야기
삶과 죽음
서른세 번째 생일 밤
엄마의 믿음
자신을 바로 보는 법
어떤 두려움
로망
이해
연애란?
포르노
함께 산다는 것 - 사람과 동물 사이
두 얼굴의 사나이
순간을 믿어요
3장
수건돌리기
인생의 차트
과학자들에게
결속
행복
친가와 외가
거짓말
품안의 애인
홀로 살아가기
서점
두려움
프로포즈
당신의 사람 세상을 지옥에서 천당으로 바꾸는 방법
연애는 패턴이다.
나의 두 번째 거짓말
너만 그런 건 아니야
매뉴얼
설
4장
사춘기
순간의 생물들
바우
트루먼 쇼
착한 삼촌
손 좀 들어봐
어떤 여자
겉치레
하고 싶은 것
윤 회장 아저씨
편지
가지 않은 길
홍대 앞 비밀 주차 요원들
인생의 법칙
남녀 사이 친구
콤플렉스
연애는 학습이다
부모의 가르침
소라 누나
공개 일기 쓰는 법
충고
가지나물
인명색인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