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다른 작품 벤슨 살인사건 (1926)카나리아 살인사건 (1927)그린 살인사건 (1928)비숍 살인사건 (1929)The Kennel Murder Case (1933)The Dragon Murder Case (1934)The Casino Murder Case (1934)The Garden Murder Case (1935)The Kidnap Murder Case (1936)The Gracie Allen Murder Case (1938)The Winter Murder Case (1939)# 읽고 나서. 파일로 번스 시리즈 5번째 사건이다. 읽는 내내 역시나 그의 방대한 지식에 놀랄 수 밖에 없었지만, 바로 전 <비숍 살인사건>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인지, 사건 면에 있어서 조금 부족했다 싶다. 하지만 일반적인 추리소설처럼 누가 범인인가 를 독자에게 질문함과 동시에, 번스 자신은 네가 범인이다 라고 바로외치지않고그의 행동을 유도하며 실수하기를 기다리며 그를 어떻게 기소할 것인가 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은 주목할만 하다. 뉴욕의 한사설박물관에서 고대 이집트 유물 발굴에 재정적 원조를 하던 카일 노인이 죽은채 발견된다. 그는복수의 여신 사크메트상에 머리를 맞았고, 그의 시체는 아누비스상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다.이집트의 죽음과 관련된 두 신이 사건에 관여한 듯한 인상을 주며 옛 무덤을 마구 파헤치는데 재정적 원조를 하고 있는 그에게 저주 가 내린 것이 아닌가 하는 기묘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하지만 용의자는 그 집에 거주하는 몇 안되는 인물들인데다, 현장에는 너무나 많은 증거가 존재한다. 피묻은 발자국이라든지, 딱정벌레 모양의 넥타이 핀이라든지, 열혈형사 히스는 당장에 이 모든 증거가 가리키고 있는 블리스 박사를 살인혐의로 체포하려고 하지만, 번스는 그들을 만류한다. 너무나쉽게 증거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고,완전한 증거가 아님을 증명하면서. 매컴도 결국좋은 변호사를 만나면 당장 풀려나올 수 있음을 인정하며 번스의 의견에 동의한다. 번스는 집안 사람들을 계속해서 인터뷰하며 진상을 파악하고, 약간의 덫을 놓는다. 번스는 수수께끼 풀이도 좋아하지만, 확신이 있다면 악을 직접적으로처단하는 것도아마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이전 사건들에서도 그렇고 이번에도 간접적으로 범인의 죽음을 유도하고 있다. 법에 심판을 맡기는쪽에 있는 매컴에게번스의 행동은 위험한 종류일것이다. 절친한 친구로그의 능력과 정의를 인정하고 있겠지만 본인의 입장을 고려해보면, 이도 저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번스의 행동이 불편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망설이는 듯한 매컴의 옳지 않다 라는 외침에 번스는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게 이기적이다 라고 얘기한다. 법의 힘으로 처단할 수 없는 범인을 남의 손을 빌려 처단해 주었는데 불평하는 그를 이기적 이라고 하는 번스는 차갑기도, 대담하기도 하다. 그가 악의 편이 아니라 그나마 조금은 정의 의 편에 서 있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자네들 법률가는 샘이 많고 피를 좋아하는 게 탈이야. 자네가 직접 *** 박사를 전기의자에 앉히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군. 그러나 하니가 자네를 위해 대신 수고해 준 걸세. 내가 보기에 자네는 자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박사의 숨통을 끊어놓아 몸시 서운한 모양이군, 매컴. 자네는 정말 굉장한 이기주의자일세."이집트에 관련한 지식을 마구 풀어내는 번스의 목습은 역시 굉장히 멋있었다.상형문자까지 읽는 모습은 조금지나치지 않나 싶긴 했지만.하지만 사건 자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팅은 좋았는데, 실제 노인의 죽음이 어디에 기인했는지정도는 의사가 밝혀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맞아서 생긴 상처인지, 무언가가 위에서 떨어져생긴 상처인지 정도는지금의 과학수사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오래된 작품이라 그런지 약간은옛날 감성의 심리분석 - 범죄자의 피가 흐르고 있는 사람이니 범죄자 성향이 있다던가 하는.. - 이나, 이런 과학적이지 않은 사인 분석. 오래전 작품이니 이런 점은 감안하고 봐야 하긴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그의 현란한 트릭 분석, 설명과 어울리지 않아 아쉬웠다. "팰림프세스트(씌어있는 글자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쓴 것)로군" 하고 매컴이 불쑥 말했다."바로 그렇다네. 다시 지우고 매끄럽게 하다 . 처음에는 신중하게 계획된 범죄의 진상이 있었네. 그런 다음 이것이 지워지고 솔비터를 악한으로 모는 살인담이 씌어졌지. 하지만 그것도 지워지고 아주 독착적인 이야기 - 기괴한 줄거리와 모순된 속임수-가 씌어졌네. 우리는 이 세 번째 이야기를 읽고 거기에 의심을 품는 한편, 솔비터가 유죄라는 증거를 행간에서 발견하게 되어 있었던 걸세. 내가 할 일은 처음의 초판본, 두 번이나 고쳐 쓴 이야기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었지."
뉴욕 10번가. 한 노인의 죽음으로 이 소설의 막이 열린다. 그는 고대 이집트 유물 발굴에 재정적 지원을 하던 중이었다. 그의 후두부는 복수의 여신 사크메트상에 의해 처참히 깨어진 채 등신대 아누비스상 아래 뒹굴고 있었는데... 이집트 고고학을 미스터리에 도입한 대담한 수법이 돋보이며 본격파 거장의 역량이 충분히 확인되는 박진감 넘치는 명작 미스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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