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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풀꽃과 놀아요

  저자 - 박신영        책을 펼치는 순간, 와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친구의 딸을 위한 어린이날 선물로 고른 책이다. 이제 막내조카까지 중학생이 되었으니, 어린이날 선물을 챙길 사람은 친구 딸들만 남았다.     책장을 넘기면서 내가 가질까하는 욕심이 무럭무럭 생겨날 정도로, 이 책은 꽤 멋졌다. 세밀화로 그린 각 계절에 피는 여러 가지 풀꽃들의 그림과 그것의 특징이라든지, 그것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이런저런 놀이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이 나이가 먹도록 구경도 못하고, 이름도 몰라 스치고 지나간 여러 가지 풀꽃들이 각자 가진 개성을 뽐내면서 자기소개를 하고 있었다.      첫 장을 열면 봄에 피는 풀꽃들이 짜잔! 하면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지 맞춰봐 라고 물어보는 것 같다. 네가 누구냐고? 기다려봐, 분명히 이름이 어딘가 적혀 있……. 아! 작은 글씨로 적혀있어서 찾기가 어려웠구나. 하지만 나보다 눈이 좋은 아이들이라면 금방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넌 개망초 구나. 개망했기 때문에 개망초인가라고 생각하면, 이름으로 놀리는 나쁜 짓이니 삼가도록 하자. 아이들이 소꿉놀이할 때 계란으로 사용해서 계란꽃 이라고도 불린다는데, 왜 난 그런 놀이를 한 기억이 없는 거지? 난 도대체 어린 시절에 뭘 하고 살았던 걸까? 봄에는 워낙 많은 꽃이 피기 때문에 두 파트로 나뉘어져있었다. 음, 이번에도 처음 보는 식물들이 많다. 난 식물과는 별로 친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는 게 없어!      여름 역시 두 부분으로 나뉘어 풀꽃들이 소개되고 있다. 첫 부분은 주로 풀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가 꽃이다. 음, 그나마 여름 꽃들은 놀러가서 본 것 같은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내 기억을 믿을 수가 없다. 내 눈에 낯익지 않은 것들은 다 그게 그거로 보이니까. 나중에 아이가 다 읽으면 빌려달라고 해봐야겠다.      가을과 겨울은 각각 한 챕터만으로 되어있다. 겨울은 꽃이 핀다기보다는, 로제트 라는 모습으로 식물들이 살아남는다고 봐도 될 것이다. 줄기가 자라지 않고, 잎이 땅에 다닥다닥 붙어 자라는 것을 로제트 라고 부른단다. 그런 식으로 최소한의 에너지로 겨울을 지내는 것이다. 어떻게든 자기 살 길을 찾아내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말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식물이라고 우습게보면 안 된다.       아, 고민이다. 우선 애한테 선물로 주고 내가 읽을 걸로 다시 한 권 사야하나. 요즘 애들 책은 지름신이 달라붙었는지, 마구마구 사고 싶어지니 큰일이다.          

오랫동안 세밀화를 그려 온 작가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야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풀꽃만을 모아 그린 세밀화 그림책. 오로지 실제 관찰을 통해 가장 사실적인 들판과 꽃의 모습을 수려한 세밀화로 전달합니다. 이 책을 들고 야외에 나가면 그 계절에 맞는 꽃을 찾고 꽃의 특성을 가볍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풀꽃으로 할 수 있는 놀이 방법도 소개 되어 있어 아이들이 들판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노는 데 맞춤한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봄*하나

이름이 서너 개 제비꽃

계란꽃 개망초

후후 씨 날리기 놀이 민들레

천연 염색제 애기똥풀

공룡보다 먼저 살았던 쇠뜨기

쓰디쓴 지칭개



봄*둘

방아깨비 똥을 닮은 큰방가지똥

토끼들의 만찬 토끼풀



여름*하나

뾰족뾰족 가시 많은 엉겅퀴

닭 볏 닮은 닭의장풀

모든 콩들의 조상 돌콩

새들의 식사 환삼덩굴

농부들의 적 바랭이

-물에서 자라는 수생식물



여름*둘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

강아지 꼬리 닮아 강아지풀

고구마 맛 나는 메꽃

고양이 밥 괭이밥

키가 큰 명아주

-꽃 피는 시각이 식물마다 달라요



가을

먼 여행길에 오르는 박주가리

똑똑한 위장술 개여뀌

잠이 솔솔 왕고들빼기

슬픈 이야기를 품은 쑥부쟁이

먹다 보면 까매지는 까마중



겨울

땅에 붙어 봄을 기다리는 로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