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행복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살면서 별로 불만이 없으니까. 물론 종종 짜증나는 일도 많고, 뜻대로 안되는 일도 있고, 억지로 해야 하는 일도 있지만, 인생이란 뭐 그러면서 사는 거 아닌가. 그래서 누가 물으면, 난 행복해. 하고 대답했다. 정말? 하고 물어도 응, 하고 대답했다. 왜? 하고 물으면 그런 건 이유가 없는 거야, 하고 대답했다. 그러다가 문득 이게 정말 행복한 거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막연하게 행복하다가 어느 날 또 막연하게 불행해지는 건 아닐까. 도대체 행복이란 뭘까. 나는 행복이 뭔지 알고나 있는 걸까? 그냥 이렇게 살다가 조용히 사라지면 그걸로 만족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는 걸까. 내 질문은 꼬리를 물었다. 그래서 남들은 어떻게 행복한지 몹시 궁금했다. 솔직히 주변에 좀 잘 사는 사람들 보면 꽤 부러웠다. 가족들과 시시때때로 해외여행가고, 나는 꿈도 못 꿀 외제차 몰고 다니고, 나 일하려고 출근하는 시간에 골프백 메고 나가는 사람들 보면, 참 팔자 좋으네, 부럽다. 그런 생각을 했다. 뭐, 부러운 건 사실이니까. 평범한 사람 백 명의 행복 이야기를 담았다는 이 책 소박한 생활 속 평범한 행복. 뭔가 눈물을 짜낼 진한 감동 있는 책이겠거니 했다. 아무리 ‘소박’하다고 말해도 뭔가 뭉클하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니까. 평범하고 담백한 감정은 인정하지 않는 세상이니까 뭔가 자극이 있으리라 싶었다. 그런데 정말 소박했다. 뭐랄까. 다른 행복 책들이 화려한 호텔 요리 같은 느낌이라면, 이 책은 동네 아주머니가 반겨주는 손칼국수 같은 느낌이랄까. 처음 볼 땐 이게 뭐야 하다가, 자꾸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런 스토리들. 읽고 난 소감이라면, 이런 거다. 뭐야, 행복한 백 명이 책까지 냈다 해서 대단한 줄 알았더니, 나랑 비슷하게 살잖아? 그럼 나도 행복한 거네? 그럼 나도 자신감 좀 가져도 되겠는걸? 책 서문에서는 읽고 나면 행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아직도 행복이 뭐다 딱 잘라 정의는 못하곘다. 누군가 내게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그저 잘 먹고, 잘 놀고, 일 잘 하는 것 정도로나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이 행복에 자신이 생겼다는 거다. 이게 정말 행복한 걸까? 하는 의문이 그래 이게 행복이야, 하는 확신으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읽고 나서 눈물 나는 감동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행복이란게 그리 대단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내 행복에 뿌듯한 마음을 만날 수는 있을 것이다. 어쩌면 너무 뻔한 행복 이야기들. 너무 뻔하기 때문에 우리가 무시하는 행복이 사실은 꽤 있음을 알려주는 그런 책이다.
‘SK STORY’에서 만난 보통 사람 백 명의 행복 이야기당신은 행복한가? 이 질문에 그 누구 하나 시원하게 예.라고 할 사람이 있을까. 나날이 복잡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행복 이란 어쩌면 뜬구름 잡는 소리 같고 막연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거창하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보통 사람 백 명의 행복 이야기를 모아 책이 출간되었다. SK그룹 블로그인 ‘SK STORY’에서 지난 2년 동안 취재한 행복피플 인터뷰들이 근간이 되었다. TV 속에 나오는 유명하거나 특별한 사람들의 성공담이나 학술적인 이론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소박하고 평범한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가 바로 주인공이다.이 보통 사람 백 명은 남들이 보기에 별 것 아닌 일에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어서 혹은 음악이 좋아서, 그림을 그리면 날아갈 것 같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눈앞의 이익과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대답하면서 행동하는 일에 행복을 느끼고, 자신들이 가진 아주 작은 것을 나눴을 뿐인데 따뜻해 한다. 책장 하나 하나 마다 평범하고 담담한 목소리지만 연신 나른하고 기분 좋은 감정이 몰려온다.
관계
외국 친구 100명 사귀는 게 목표였어요 -고나영
얼마나 행복한지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권지혜
문제의 핵심은 소통이에요 -김주아
쇠구슬 위에서 날마나 균형을 잡아요 -문형모
선생님, 업어드릴까요 -박지윤
우연이 거듭되면 필연이라고 하잖아요 -양명숙
인형처럼 대하지 말고 같이 놀아주세요 -이종찬
대학 친구가 직장 동료가 되었어요 -임연하, 이혜민
사람 냄새 가득한 소셜 서비스를 꿈꿔요 -조상래
언제까지나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고 싶어요 -조영민
우리는 해답을 이미 알고 있어요 -황상현
직업
헤드헌터는 사람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강마리
놀이가 있어야 사람도 살 수 있어요 -강진숙
목표가 절실하면 시련은 결코 실패가 아닙니다 -문준호
엄마들이 편히 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백정학
사랑 노래 부르려면 진한 사랑 해봐야죠 -손현정
늘 사람을 대하는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신명
혼자서는 어려울 때가 많아요 -오종화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이완기
몸은 물론 마음까지 편하게 하는 의사이고 싶어요 -이해웅
커피로 버섯 키우는 농부에요 -이현수
인생 경험담을 노래하는 래퍼도 시인이죠 -전용훈
처음엔 엑셀에 글을 썼어요 -정명섭
친구들 술 사줄 정도는 돈을 벌어야지요 -정지연
힘든 시기를 조금만 지나면 멋진 일이 기다리고 있어요 -최승희
청춘에게 나침반이 되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최태선
아르바이트로 번 돈까지 모두 쏟아 부었어요 -홍영은
맛과 멋
콜라 캔을 보고 ‘클래지콰이’를 떠올렸어요 -DJ클래지
심야식당 같은 곳을 만들고 싶어요 -곽재훈, 곽재윤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케이크 만들어요 -구윤선
커피 한 잔에도 나쁜 건 넣지 않습니다 -김경
가르치다 보면 더 많이 배우더라고요 -김장우
책하곤 친하지 않은데 요리책이라면 완전 빠져들어요 -김효선
그리운 대신 저는 이름을 얻었어요 -시와
이 집에서 뭐가 제일 맛있나요 -신재호
몸이 즐거워야 마음이 행복하지요 -이규형
처음 본 우쿨렐레를 맥주 여섯 병과 바꿨어요 -이명권
남이 뭐라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야죠 -현태준
나눔
회사 한 번 같이 만들어 볼래? -가면정
커서 뭐가 되고 싶니? -권태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에요 -김인호
이유는 없어요. 그냥 좋아서 했을 뿐 -남미경
내 이익과 사회의 이익이 부딪힐 때 무엇을 선택할까요? -모세종
누구나 죽기 전에 꼭 한 번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거잖아요 -심샛별
일하려는 의지를 심어 주는 게 필요해요 -오영균
관계를 유지하려면 노력해야 해요 -유은정
쓰던 거 주면 욕 먹는다 하더라고요 -윤보람
기부는 남은 물론 나한테도 좋은 일이예요 -이성영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잖아요 -이세라
읽지 않는 책은 가치가 없어요 -이용주
나눔을 생각하는 건 쉽지만 실천하긴 어려워요 -장은혜
소방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에요 -정찬영
나눔
어떤 선택이 더 우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김봉현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건 바로 저에요 -김영재
디자인을 해주는데도 제가 얻는 것이 많더라고요 -남정남
저희 록커처럼 사진 찍으면 안 돼요? -이정민, 이주현, 조준형
의사 선생님이 저보고 화병 났다 하더라고요 -박서정
너는 나중에 뭐가 되려고 그렇게 반짝이는 걸 좋아하니? -신화숙
두 번째 행복이 훨씬 더 감동스럽더라고요 -심헌수
경쟁하면서 자존감을 다치는 거죠 -이승미
바퀴벌레 백 마리 보신 적 있어요? -이인택
교과서 보자 했더니 죄다 참고서를 내놓더라고요 -이인희
처음엔 인간 관계의 한 뭉텅이가 비어버린 듯 했죠 -이호영
서비스 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손님도 행복해요 -장경숙
아이 보폭에 맞춰 느리게 걸어봤어요 -전혜원
스윙 댄스는 소셜의 매력이 있어요 -주재규
부족하다는 건 더 할 일이 있다는 거잖아요 -한재준
도전
가슴이 뛰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김희정
실력은 금방 비슷해져요. 중요한 건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죠 -남대연
그 책을 이십대 초반에 읽었더라면 많이 달라졌겠지요 -목남일
어려운 것들일수록 더 좋았어요 -박세희
한 가지 일에 매달릴 필요 없어요 -배명은
중국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니까 상대방이 당황하더라고요 -상문연
2년 동안 영어로 일기를 썼어요 -선현우
현실에 없는 걸 만들고 싶어요 -손호성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것이 참 행복했어요 -양정희
윗 사람이 주는 일만 받아서 하려니 답답하고 지겹더라고요 -이일희
일곱 가지를 다 잘하는 칠방미인이 될 거에요 -정의형
전공에만 집중하는 건 재미없어요 -한승우
여행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떠날 수 있어요 -김지선
하와이 가서 살래? 좋아! -김진미
아침은 하루 중 백지 같은 시간이에요 -신영진
빛에 따라 여행지의 느낌이 달라요 -우인재
여행은 낡았지만 삶을 지탱해주는 끈이에요 -이경화
아들과 시간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 아세요? -이은영
행복하고 싶다면 아픔과 슬픔을 모두 껴안아야 해요 -이지상
일 년에 6개월 정도는 여행을 해요 -정상구
자식 노릇 하느라 아이도 힘들겠더라고요 -홍지원
아름다움
다른 손님이 기다리면 집중할 수가 없어요 -가람
디자인만 하는 건 저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김선아
실패를 두려워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김재현
그 가죽 케이스, 더 만들어 팔 생각 없어요? -문용달
정보가 많으면 득템의 기쁨이 있죠 -박서종
옷차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싶었어요 -박지현
미술 전공 안했지만 디자인 회사 차렸어요 -사키루
잘하는 일을 찾으니 밤을 새워도 지치지 않았습니다 -신명섭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했어요 -정지연
그림을 그리면서 날마다 순간의 의미를 찾았어요 -정진호
사람을 판단할 땐 첫 30초가 중요하죠 -최미림
혼자 고민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어요 -허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