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중국어를 익히고 중국에서 유학하고, 2005년부터는 회사에서 중국 영업을 해오고 있는 나름대로는 중국인과 중국 사회에 관심이 많다고 할 수 있는 편이다. 중국정치나 중국사회를 대학에서 전공하거나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책이나 기사들을 찾아보면서 상당히 관심있게 지난 십여년을 추적해왔다.중국은 지난 40년간 세계가 놀랄 정도의 커다란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그 주역은 누가 뭐라해도 가장 기층에서부터 고통을 나누어 가지며 피땀을 흘린 중국인민들이라고 해야겠지만, 고도성장의 방향타를 쥐고 이끌어간 중국공산당의 정치리더십도 매우 높게 평가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이 책 [차이나 모델]은 바로 그 중국 공산당의 정치리더십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캐나다인인 저자는, 중국의 정치엘리트들을 철저히 능력주의의에 입각한 메리토크라시를 이루고있는 집단으로 평가한다. 흔히들 보수는 유능하지만 부패하고, 진보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지만 디테일에 약한 아마추어적 성향이 있다고 말을 한다. 물론 나는 그에 동의하지 못하지만, 부패하지만 유능한 보수에 가장 걸맞는 집단이 바로 중국 공산당이 아닐까 생각한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넘어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평화적 정권 교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과연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미국식 선거제도가 과연 더 훌륭한가에 대해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다. 중국의 후진적 인권과 서구식 관점에서 바라봤을때 독재에 가까운 낙후된 정치시스템에 대한 비판에, 몇년전에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사설에서 내놓은 대답은 그야말로 걸작이었다.서구식 자유민주주의가 절대적인 선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야말로 수 많은 옵션 중에 하나일뿐이고, 중국은 묵묵히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실현해가겠다. 중국의 미래에 기대를 걸어본다.
과연 민주주의는 가장 덜 나쁜 정치체제일까?
능력과 품성을 갖춘 좋은 정치 지도자를 뽑는 법!
민주주의의 ‘상식’에 찌들어 있는 현대인을 위한 지극히 도발적이고 시의적절한 책
민주주의의 장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새로운 정치체제 모델을 보여주는 책
★ [파이낸셜타임스] 2015 ‘올해의 책’ ★ [가디언] 2015 ‘올 휴가에 읽어야 할 책’ ★
세계 정치이론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유교 좌파’ 대니얼 A. 벨의 문제작!
이 책은 캐나다 출신의 정치철학자인 대니얼 A. 벨(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대니얼 벨과 동명이인이다)이 2015년 미국 프린스턴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해 당시 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이다. 흔히 우리는 정치의 세계를 ‘좋은’ 민주주의 사회와 ‘나쁜’ 권위주의 사회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국의 정치 모델은 그중 어느 한쪽에 꼭 들어맞지 않는다. 지난 30년간 중국에서는 ‘현능주의(賢能主義, meritocracy)’라고 표현할 만한 하나의 정치체제가 형성되어 왔는데, 이 책은 이 특이한 정치체제의 이념과 실제를 담고 있다. 즉 품성[賢]과 능력[能]이 뛰어난 지도자의 선발을 선거에만 맡기지 않는 현능주의 정치체제를 다룬 책이다(‘meritocracy’는 흔히 ‘능력주의’ 혹은 ‘실력주의’로 번역되지만, 거기에는 ‘품성’의 뜻이 빠져 있기에 저자는 ‘현능주의’라는 용어로 번역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테면 시진핑 주석이 중국 최고의 권좌에 오르는 수십 년의 도정을 보자. 지방 말단 현(縣)급의 초라한 자리에서 시작해 시(市)급, 성(省)급, 부(部)급을 거쳐 중앙위원회, 정치국, 그리고 마침내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이르는 승진의 모든 단계에서, 그 정치적 지도력을 입증할 엄격한 심사를 겪어온 과정이 현능주의 정치체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정치 발전을 평가하는 현능주의 정치이념의 기준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중국은 어떻게 현능주의 정치체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가? 현능주의와 민주주의를 결합하는 데는 어떤 방법이 있는가? 대니얼 A. 벨의 이야기는 이런 질문들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그는 ‘1인1표’ 최고지도자 선출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해서 선거민주주의의 치명적인 결함들을 보완하는 데 중국식 현능주의 이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그리고 현능주의 정치체제의 장점과 단점을 검토하고 민주주의와 현능주의를 결합하는 여러 방법을 살펴본 다음, 중국에서 빚어져온 민주적 현능주의 체제가 도덕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바람직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바닥은 민주주의, 꼭대기는 현능주의, 그리고 그 사이는 실험 공간으로 이뤄지는 이 체제를 그는 ‘차이나 모델’이라 부르며 다른 나라에서도 참고할 만한 점을 지적한다. 중국에서 긴 역사를 가졌을 뿐 아니라 21세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발전의 지표가 될 가능성을 가진 현능주의 정치이념을 부각시킨 이 책은 참으로 적절한 시기에 나타났다. 많은 관심과 토론을 불러일으킬 것이 기대된다.
또한 이 책은 서구식 민주주의가 아닌 과거의 모든 정치제도를 ‘봉건적’이니 ‘전제적’이니 깔보던 근대인의 오만을 반성하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과거의 정치제도(이를테면 과거제) 중에는 지금의 선거민주주의 제도보다 백성을 위한 이라는 정치원리에 더 충실하고 더 효과적인 것도 있지 않았을까? 중국의 1당 체제에 양당제 혹은 다당제 민주정치보다 나은 점들도 있지 않을까?
중국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화자(話者)가 중국인이 아니라서 우리가 읽기에 편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태어나 자라난 사람이어서 민주주의에 관한 여러 가지 ‘상식’에 찌들어 있는 독자들을 배려할 줄 알기 때문이다. 문명사의 거시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학자 김기협( 해방일기(1~10) 의 저자)의 유려한 번역도 이 책의 의미를 오롯이 전달하는 데 한몫한다. 또한 미국(또는 서구)의 민주주의와 중국(과 싱가포르)의 현능주의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비교 분석하면서, 공자와 플라톤부터 주희, 존 스튜어트 밀을 거쳐 쑨원과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사상의 맥락까지 함께 아우르고 있어 우리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생각하도록 이끈다.
서문
1장. 과연 민주주의는 가장 덜 나쁜 정치체제일까?
1절. 다수의 전횡
선거민주주의의 대안: 싱가포르식 현능주의 정치제도
2절. 소수의 전횡
선거민주주의의 대안: 자본가를 견제하기
3절. 투표 집단의 전횡
선거민주주의의 대안: 미래 세대 대표들에게 거부권을
4절. 경쟁적 개인주의자의 전횡
선거민주주의의 대안: 정당정치는 이제 그만
2장. 현능주의 정치체제에서 좋은 지도자를 뽑는 방법
1절. 상황이 필요로 하는 리더십의 특성
막스 베버가 말한 ‘직업으로서의 정치’
2절. 지적 능력
지적 능력 기준의 관료 선발 제도: 전통시대의 과거제
3절. 사회적 기술
사회적 기술을 가진 관리를 등용하는 방법: 다양한 특성을 끌어들여라
4절. 도덕적 품성
덕성을 갖춘 관리를 선발하는 방법: 동료들의 평가
3장. 현능주의 정치체제의 단점
1절. 부패의 문제
세계 최고의 연봉을 받는 공무원들
2절. 경직성 문제
프랑스 정치의 엘리트주의
3절. 정당성의 문제
전쟁으로 민심을 휩쓰는 방법
4장. 민주적 현능주의의 여러 모델
1절. 능력과 덕성을 향한 투표
존 스튜어트 밀이 제안한 복수투표제
2절. 민주주의와 현능주의의 전면적 결합
장칭의 3원 입법부 제안
3절. 하층부는 민주주의, 상층부는 현능주의
리위안차오와의 만남
민주주의 반대를 위한 국민투표
결론: 차이나 모델의 실현을 위해
차이나 모델의 현실 / 차이나 모델의 이념 / 세계 속으로
보론
민주주의는 나쁘다? / 나는 현실옹호론자인가? / 유토피아 홍보물이다? / 차이나 모델은 끝났다? / 1천하, 2체제
감사의 말 / 한국어판 후기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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